살인죄로 유죄 판결된 케네스 유진 스미스, 질소 가스로 처형
앨라배마주 당국이 지난 25일(현지시간) 과거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케네스 유진 스미스를 질소 가스를 사용한 방식으로 처형했다고 합니다.
이는 질소 가스로 사형을 집행한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스미스(58)는 이러한 집행 방식이 잔인하고 이례적인 형벌이라며 연방대법원에 상고 2건, 연방 항소 법원에 항소 1건을 제기했으나 모두 기각됐습니다. 앨라배마 교정 당국은 지난 2022년에 일반적인 독극물 주입 방식으로 처형하려다 실패했었습니다.
비영리 단체 ‘사형정보센터’에 따르면, 스미스는 전 세계적으로도 순수 질소 가스를 사용해 사형 집행을 당한 첫 사례입니다. 스미스는 1989년에 어느 목사의 부인이었던 엘리자베스 세넷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앨라배마주와 미국의 다른 주 2곳은 질소로 인한 저산소증 유도 방식을 대체 사형 집행 방식으로 인정했습니다. 이는 독극물 주사에 사용되는 약물을 구하기 어려워져 전국적으로 사형 집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인 5명은 스미스의 사형을 목격하고자 당일 승합차에 탑승해 앨라배마주 애트모어 소재 ‘홀만 교도소’로 이동했습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스미스는 “오늘 앨라배마주는 인류가 한 걸음 후퇴하게 했다”는 말을 남겼으며, “나를 지지해줘서 고맙다. 모두들 사랑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마스크에 가스가 유입되기 시작하자 스미스는 미소를 지으며 가족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사랑한다”는 수신호를 보냈습니다. 목격자들은 스미스가 2~4분간 몸부림을 치고, 약 5분간 거칠게 호흡한 끝에 현지 시각으로 오후 8시 25분경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사형 집행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에 답하지 않은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주 주지사는 이후 성명을 통해 스미스의 사망 사실을 밝혔습니다. 아이비 주지사는 “(범죄를 저지른 뒤) 30여 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 또 사법 시스템을 농락하려는 시도 끝에 스미스는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티브 마샬 앨라배마주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는 "효과적이고 인도적인 사형 방식"임이 입증됐다면서 인권운동가들과 언론의 "부정적인 예측"을 반박했습니다.
이 사건은 법적, 윤리적 그리고 의학적 측면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지난주 UN 인권 고등판무관 사무소는 가스 흡입을 통한 사형 집행이 국제 인권법상 고문이나 기타 잔인하고, 비인간적이거나,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방식에 해당할 수 있다며 사형 집행 중단을 촉구했습니다.